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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상이고 이념이고 뭣도 없는 허리멍텅한 놈입니다.
가장 가까운 동지로부터 “공부 좀 하라!”는 충고를 때때로 들었으니...;;;

내 피를 NL과 PD를 가려 따진다면 반반인 듯 합니다.

좀 더 따져보면... ‘NL의 아성’인 동네에서 한동안 살았었고
지인들의 다수가 그쪽이니 내 피의 3~40%는 NL입니다.

80년 광주에서 개머리판으로 두들겨 맞아 반쯤 정신이 나간 동지가 있었습니다.
늘 단파 라디오를 끼고 살았고, 늘 그쪽 언어와 억양으로만 말했었지요.
어느 날인가 영영 북으로 넘어가버렸다는 소식을 듣고서 슬펐습니다.
장가가서 잘 살고 있을까?
이곳에서처럼 적응 못하고 힘들게 살고 있을까?
늘 염려가 되었습니다.

박종화의 노래를 좋아했습니다.
섬뜩한 가사와 불협화음의 그의 노래들을 좋아했습니다.
그의 노래들을 처음 접했을 때는...
“으이구! 먼 노래를 저렇게 못 부른다냐!" 싶은 '음치'라고 생각했었지만
이내 마음에 와 닿는 노래가 되었습니다.
아무 연고도 없는 총학에 찾아가서 악보를 빌려 복사해온 적도 있었지요.

항일무장투쟁 시절을 서술한 이야기책이나 장기수 이야기책을 읽으며 수 없이 눈물 짓기도 하였습니다.

내 피의 6~70%는 PD입니다.
뭣도 모르는 놈이지만, 정서적으로는 NL에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PD가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백기완 선생님을 오랫동안 흠모했었고, 그 분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웠던 '민중의당'을 대단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인천의 어느 지하 그룹에서 지상으로 나올 준비를 하였고
이후에 한동안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허술했습니다.
민주당이 집권 이전 그러했듯이 그들도 그러했습니다.
꿈만 있었고 현실감각은 어슬펐습니다.
한마디로 '감'이 없었습니다.
이전의 PD계를 포함하여 변절자들이 많았다는 것도 아픔이었습니다.
해서 지금은 오랫동안 저는 관망상태로 머물고 있습니다.

'소속'을 갖지 못한다는 것도 죄스러움과 아픔입니다.
'희망'을 주는 대안이 없다는 것...
어디로 흘러가야하는 것인지 어디에 몸을 실어야 하는 것인지...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 주는 곳이 없다는 것...
NL도 아니고 PD도 아니라면...
또 다른 선지자를 대책없이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다른 길을 가고 있으나 종국에는 함께 도달할 길...
가장 가까워야할 동지들이 서로 원수가 되어 험담하는 상황들이 싫었습니다.
“공부 좀 하라!”는 충고를 때때로 들으면서도 공부하지 않았던 이유는...
99%는 게을렀기 때문이었겠지만
가장 중요한 1%는 "그들처럼 될까 두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처럼 밥도 같이 먹지 않는 원수로 대할까 두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뭣도 모르는 무지렁이지만... 그것이 옳지 않다는 것은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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